[국민일보][제1회 코나 통일 포럼] 국내외 통일사역자들, 북한선교 위해 머리 맞댔다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미국 하와이 코나 열방대학에서 진행된 ‘세계 선교를 위한 통일 한국(Mission United Korea)’ 포럼은 한국교회가 해 왔던 기존 북한사역을 선교적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전략적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북녘을 향한 사랑으로 활동 중인 한국인 사역자뿐 아니라 한인 디아스포라, 세계 선교단체 리더까지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았다는 점에서 향후 연합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일 위한 한국교회 연합 재시동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회장 황성주)가 준비한 이번 포럼에는 예수원 대표 벤 토레이 신부, 모퉁이돌선교회 이반석 총무,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용희 교수, 변혁한국 허종학 사무총장, 탈북자 목회를 해온 조요셉 물댄동산교회 목사가 참석했다. 또 서강대 국제대학원 이규영 교수 등 연구자들도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유관재 목사를 비롯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 김찬곤 목사, 예장 고신총회세계선교회 김종국 본부장 등 교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중국 미국 캐나다 국적의 재외한인 활동가들도 동참해 저마다 사역의 경험과 비전을 함께 나눴다.
이들은 나흘 동안 통일 전략과 로드맵의 필요성, 통일 세대 양성을 위한 교육, 통일 시대를 대비한 목회와 북한교회 지도자 양성 방안, 해외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통일 사역 등 다양한 주제별 발표 및 조별 워크숍, 원탁 토론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통일선교 전략과 로드맵 도출을 위해 KWMA 내에 선교계와 교계를 잇는 통일선교전략회의를 구성키로 한 것은 매우 큰 진전이다. 1990년대 중반 당시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교회 연합기구와 주요 교단, 활동가들이 모여 통일 선교를 위해 매주 협의했던 것처럼,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의 연합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선교단체 72% “통일 전략이 없다”
KWMA 사무총장 조용중 선교사는 지난달 11∼22일 한국 교단 선교회 및 선교단체 50곳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2017 통일 준비 현황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50곳 중 72%에 달하는 36개 단체가 한반도 통일에 대한 전략이 없다고 답했다. 있다고 답한 단체 중 체계적인 통일 전략을 세운 곳은 많지 않았다. 통일 전략에 따른 조직이나 구조가 있느냐는 질문에 68%가 없다고 답했고, 통일 전략에 따른 예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무려 84%가 없다고 대답했다.
통일 사역을 위해 다른 단체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는 높게 나타났다. 82%가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단이 아닌 이상 협력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교단이나 단체 안에서만 협력 가능하다는 응답은 16%였다.
선교단체들은 협력의 우선순위로 대내외 관련 정보 공유, 공동 기도회 및 영적 준비를 위한 집회, 사역 정보의 공유, 통일을 위한 공동훈련, 공동기금 조성 등을 차례대로 꼽았다.
북한, 타 문화권 선교지로 인식해야
포럼에선 수차례 한국과 북한의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통일을 준비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로 다른 문화 충격’이란 응답이 39%로 가장 높았다. 통일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 상호 불신과 개인주의적인 활동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 사무총장은 “더 이상 북한을 단순히 헤어져 있던 한민족 형제로만 볼 수 없다”며 “다른 문화권, 특히 복음을 접해본 적 없는 미전도 종족을 대할 때 우리의 태도가 달라지듯 북한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탈북자 지원 사역을 해온 목회자는 “통일된 뒤 한국교회가 무작정 올라가서 전도했다가는 큰일 날 수 있다”며 “북한 사역을 할 준비된 선교사와 해외에서 다문화 사회를 경험한 1.5세 한인교회 등이 앞장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KWMA 황성주 회장은 “북한은 개척 선교의 대상이 아니라 변혁 선교의 대상”이라며 “단편적 복음이 아니라 그들의 상황에 맞는 사회문화적 적절성을 유지하면서 총체적인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사역 주목
현재 해외 각국 정부의 허가하에 합법적으로 북한에서 사역하는 외국인이 적잖다. 중국 미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의 국적자로, 북한 농업 분야에서 의료 및 보건, 장애인 등 인권 관련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역을 진행 중이다. 북한에 직접 들어갈 수 없는 한국인 사역자와 달리 디아스포라 한인 중 상당수는 외국인과 더불어 북한 현지 사역을 펼치고 있다. 한인 1.5세대로 북한 현지에서 사역하는 이들뿐 아니라 북한 여행 등 다양한 형태로 북한 사회를 접하며 통일비전을 품는 한인 2.0세대도 늘고 있다. 캐나다 국적의 한인 사역자는 “북한 내 사역 중인 디아스포라 한인들이 현지 사역을 하는 외국인과 관계를 잘 형성해서 통일 후에도 이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 신분의 탈북자들이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에 정착하면서 이들을 돌보는 재외 한인 교회의 섬김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북한 사역을 종북이나 친북, 심지어 귀순자 취급하는 국내 크리스천들의 비뚤어진 시선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북한 사역을 이해하고, 이를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코나(하와이)=글·사진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10738&code=2311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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