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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활동

[국민일보] 4代이은 한국사랑 이번엔 북한… 삼수령 프로젝트 추진 벤토레이 신부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 산 62. 늘 코앞에 구름이 떠 있는 듯한 해발 1000m의 이곳 삼수령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세 갈래 꼭지점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발원된 물은 동해와 낙동강,한강으로 흘러간다. 빗물이 고이면 동쪽과 서쪽,남쪽 세 갈래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이 사실을 맨 처음 발견해 삼수령이란 지명을 붙인 사람은 태백 예수원 설립자이자 2002년 세상을 떠난 대천덕(아처 토레이) 신부였다. 대 신부는 30년전 산림청으로부터 이곳 15만평을 하나님의 인도로 임차해 삼수령 목장을 세웠다. 그리고 동해 남해 서해에 이은 4번째 물줄기가 북쪽으로 향해 뻗어가야 한다는 원대한 비전을 품었다. 바로 ‘북한선교’였다.

대 신부를 비롯 예수원 식구들은 오랫동안 이를 위해 기도해 왔으나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사역을 지난해부터 대 신부의 아들인 벤 토레이(56) 신부가 맡기로 결정,이곳에 삼수령훈련원과 청소년수련원을 세울 삼수령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크리스천학교 이사장으로 교육사업에 몰두했던 저는 부친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북한의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서 삶을 바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분명한 성령의 음성이자 사명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한국에 남기로 했습니다”

벤 토레이 신부의 결단으로 토레이 가문은 한국과 4대에 걸친 인연을 맺게 됐다. 벤 토레이 신부의 증조부이자 성령론의 대가인 토레이 1세로부터 한국 의수족사업 창시자인 토레이 2세,3세인 대천덕 신부에 이어 벤 토레이 신부에 이르기까지 4대가 한국을 위해 사역하게 된 것이다.

안락한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부인 리즈 토레이(52) 여사와 지난해 10월 완전히 귀국,삼수령 목장의 허름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토레이 신부는 “많은 분이 내게 예수원을 맡도록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는데 하나님이 보여주신 북한선교의 비전에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며 “내가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성령님의 인도에 삼수령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사역을 ‘넷째강 계획’이라고 부르는 그는 북한에 영적인 강물이 흐르도록 남한의 모든 크리스천들이 간절히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선교가 통일이 되면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 여기는 분도 있는데 50년 이상 단절된 남북한은 언어와 문화,습관까지 상당히 다릅니다. 결국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북한에 대해 가졌던 무지와 오해를 교정하고 효율적인 북한선교 방안이 모색돼야 합니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13년을 살았던 벤 토레이 신부는 한국말도 유창하게 잘한다. 문화시설이 거의 없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변 환경이 너무 아름다워 아내와 두번째 신혼을 맞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예수원 원장인 어머니 현재인(86) 사모와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삼수령훈련원 설립은 남북한을 포함해 열방과 땅끝까지 그리스도의 지체들로 하여금 연구와 훈련,노동과 기도,공동생활을 통해 하나님을 섬기도록 준비시키는 장소를 제공하자는 것입니다.이 꿈이 영글도록 기도해주십시오.”

김영길 한동대 총장 등 교계 인사들의 관심이 큰 힘이 된다는 벤 토레이 신부는 “필요를 하나님께만 구하고 사람에게는 알리지 않는 예수원의 믿음 재정 원칙을 여기에도 적용시킬 것”이라며 “오는 7월10일부터 8월18일까지 예수원 목장에서 열릴 북한선교 ‘네번째 강’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무정 기자 kmj@kmib.co.kr [ 2006-04-21 1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