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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활동

[국민일보] 예수원 벤 토레이 신부, "한국교회 먼저 하나돼야"

 

“남한의 교회가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겸손하며 정직하고 성결한 교회가 먼저 되어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하나된 남한교회와 성도들의 모습을 보고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원의 벤 토레이(57) 신부가 1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트랜스포메이션(변혁) 2007 대회에서 북한의 복음화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따끔한 한 마디의 충고를 했다.

토레이 신부는 강원도 태백시 예수원의 원장이었던 대천덕 신부(작고)의 아들로 지난해부터 한국에 머물며 북한 복음화를 위한 ‘삼수령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날 대회에 참석한 8000여 청중에게 북한의 문이 열리기 전에 한국교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토레이 신부는 “교회가 북한내에도 수많은 교단과 교파에 따른 분열된 교회를 세울 것인가”고 반문하면서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한 채 북한에 들어간다면 북한 주민들은 일치와 화해의 주님을 보기보다는 서로 이간질하고 싸우는 크리스천들의 모습만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레이 신부는 “북한 선교를 위해서 조직을 만들고 모금하는 등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하나된 심령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북한 복음화를 위한 최고의 준비는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토레이 신부는 시편(5:6,7)과 잠언(6:16,17) 등 성경 말씀을 언급하면서 교회는 먼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일들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교회는 교만하고 불의하며 정직하지 못한 것 등 하나님이 싫어하는 일들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교회가 낮은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의 발을 씻기는 일을 할 때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은 교회 안에서의 낙태율과 사회에서의 낙태율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면서 “우리의 불의했던 것들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며 회개하자”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신다”면서 “모든 어려움을 뛰어넘고 남북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토레이 신부는 “하나님은 북한을 새롭게 재건하기를 원하시며 우리는 그분의 선한 도구로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지도록 기도해야 한다”면서 “잿빛 평양이 세상에 기쁨을 주는 평화의 도시가 될 때까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레이 신부는 눈시울을 적시며 “미국인으로서 과거 한국에 대해서 수 차례 죄악된 행동을 저질렀음을 마음 깊이 회개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나님이 나를 한국에 보내신 것은 미국의 죄를 고백하며 한국민으로부터 용서를 받기 위함”이라면서 용서를 구했다.

이에 홍정식(새서울교회) 황성주(꿈이있는교회) 김혜자(영동제일교회) 목사는 “주님의 사랑으로 미국의 형제와 자매들을 용서한다”면서 청중에게 “미국이 그동안 우리를 위해서 해줬던 수많은 선한 일들을 잊지말고 감사하자”고 말했다.

글·사진=이태형 전문기자 thlee@kmib.co.kr [ 2007-11-11 ]